이번 뉴스레터 경운기는 하루 느리게 도착했습니다 🤫 2025년 04월 30일 수요일 | 오늘의 날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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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벌써 만개한 봄이지만, 누군가는 이제 막 봉오리를 틔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똑같은 계절이어도, 피어나는 때는 모두 다르니까요.
이번 일기에서는 아직 활짝 피지 못했지만, 분명 더 깊숙히 뿌리 내리고 있을 우리의 느린 시간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봄이 슬그머니 찾아오듯, 우리에게도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때'가 오고있다고 믿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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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하나,
늦게 핀 꽃이 오래 핀다
by 뵈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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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수백만 년(?) 전,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5월, 모 비영리단체의 공채 최종 면접에서 탈락했다.
8월, 수시 채용 공고가 다시 올라왔지만 망설이다가 지원하지 않았다.
9월, 졸업 후 반백수 생활이 반년을 훌쩍 넘겼고, 그 해 졸업 동기 중 유일하게 취업을 못한 사람은 나뿐인 듯 싶었다. 학교 다닐 땐 시험 운이 좋아서 그게 내 실력인 줄 착각하며 살았던 터라, 낙오된 듯한 기분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10월, 같은 기관 공채에 재도전해서 드디어 합격했고, 전공과는 무관하게 홍보팀에 배치됐다. 그런데 이게 웬걸. 그 일이 내게는 천직이었다. 정말 재미있었고, 아, 어쩌면 나 조금 잘하기도 했던 것 같다. (🫣🤭)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원래는 내 자리가 계획에 없었다고 한다. 주로 기자들을 상대하는 자리였기에 신입에게 맡기기엔 부담스러웠던 탓. 그런데 9월에 전임 담당자가 갑자기 퇴사하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신입을 뽑게 된 모양이었다. 그러니까 5월, 8월에 합격했다면 생길 수 없는 기회였던 것이다.
덕분에 홍보 뿐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사업, 국내복지사업, 대북지원사업, 모금, 후원자 관리 등 다양한 영역의 이야기를 고르게 접할 수 있었다. 지금도 그때의 다채로운 경험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표현할 길이 없을만큼 많이 배웠다. 돌아보면 내게는 5월, 8월, 10월—총 세 번의 기회가 있었고, 10월이야말로 내가 가장 잘 피어날 수 있는 타이밍이었던 것이다.
지금도 삶이 막막한 순간이 오면, 가끔 그 시절을 떠올린다. 실패와 포기의 5월과 8월은 사실, 활짝 피어날 10월을 위한 도움닫기였던 셈이다. 눈앞에서 지하철을 놓쳤지만, 늦게 온 다음 열차가 나를 오히려 목적지에 더 빨리 데려다 줄 급행 열차일지, 아무도 모르는 법이다. 늦은 게 오히려 더 빠를 때도 있더라. 그러니, 기억하자. 느린 게 꼭 나쁜 것 만은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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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스에 입사한 후 가장 고생한 업무는 SNS 채널 관리였다. 콘텐츠를 기획하고, 사진과 영상을 편집하고, 글을 작성해 업로드하기까지 모든 과정이 조심스러웠다. 이걸 이렇게 써도 될까? 분량은 이 정도면 괜찮을까? 고민하다 보면 하루가 다 지나갔다. 처음 세운 발행 계획은 번번이 미달이었고 무엇을 해도 느리고 버벅대는 내 모습에 스스로 답답함이 컸다. '나는 이 일을 맡기엔 부족한 사람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발행할 콘텐츠 초안을 원더스 사내 메신저에 공유했는데 피드백이 없었다. 어? 왜지? 잠시 의아했지만 곧 내용도 글도 좋다며 수정할 부분이 전혀 없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물론 아직까지 피드백이 전혀 없는 초안은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지만😅) 글을 쓰는 속도도, 사진 고르는 안목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사실을 나 스스로도 분명히 느끼고 있었다.
예전에는 한 번에 하나만 해도 벅찼던 일들이 '이제는 이것, 다음에는 저것' 하며 생각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그동안 천천히 쌓아온 ‘이해’ 덕분이었다. 원더스의 사업을 알아가고,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면서 흩어져 있던 조각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기분이었다.
나는 내가 그저 느린 줄만 알았는데, 사실은 잘 맞물려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던 거다. 덜컹거리고 삐걱대던 날들이 있었지만, 그 과정 속에서 점점 다듬어지고 채워지면서 내 자리를 찾아가고 있었다.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그건 그만큼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호모 사피엔스 선배님도 진화하는 데 수십만 년이 걸렸는데, 나는 지금 꽤 빠른 편이라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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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셋,
싸~싸~ 루앙프라방(Sasa Luangprabang)
* sa: 느리다, 천천히
by 지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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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경주라고 생각하고 질주하던 때가 있다. 친구들이 한 번쯤 하는 휴학도 하지 않고 학부를 졸업했고, 곧바로 대학원에 진학했다. 석사를 마치고 또 바로 박사 과정을 시작했다. 빠르게 달려 목적지에 도착해 편히 쉬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 무아지경으로 달리는 중에, 몸도 마음도 덜컹덜컹 고장 나기 시작했고, 심지어 내가 언제까지, 어디로, 달려야 하는지 정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어느 찰나 덜컥 깨달았다.
지금은 원더스 필드 코디네이터로 라오스 루앙프라방에서 일하며 살고 있다. 방향 없는 질주로부터 잠시 도망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곳 루앙프라방은 배낭여행자의 천국으로 불리며 유유자적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대표적인 여행지다. 그런데 아마 내가 이 곳의 명성을 흐리는 단 한명의 ‘빨리 빨리’ 인간인 듯 싶다. 몸에 배어있는 습관적인 바쁨이 이곳에서도 여전하다. 이곳이 서울인지 루앙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정신없이 살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고요히 그리고 처언천히, 흐르고 있는 메콩강과 온화한 우리 라오 직원들을 보면, 버뜩 정신을 차리게 된다. ‘나 또 혼자 힘껏 달리고 있구나’.
요 근래 직원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낀 카오, 낀 라이라이(밥 먹어, 많이 많이 먹어)". 세상에 밥도 안 먹고 할 일이 뭐가 있나. 조급한 나의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함께하는 동료들과 교감할 때면 마음 한 켠에 행복이 다시 잔잔히 차오른다.
루앙프라방에서의 남은 시간들은 천천히 순리대로 흐르는 시간으로 채워야지 다짐해본다. 조금 느리더라도, 주위를 둘러보며, ‘함께’ ‘제대로’ 가야지.
주변을 살피는 것이 달리는 나를 지체하게 하는 장애물이라고 여겼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나는 조금은 알 것 같다. 그것들이 사실은 나를 더 힘차게 앞으로 끌고 갈 동력이라는 것. 그러니, 느려도 괜찮은 것이 아니라, 어쩌면 때로, 반드시, 느려야 하는 것 같다. 잠시라도 천천히 살자. 혼신의 힘을 다해 가끔은 느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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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원더스 비하인드 더 씬
원더스의 소소한 일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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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동아리(WonderSAL) 3월 결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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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호에서 전해드렸죠, 팀 원더스가 다이어트를 시작했습니다! 3월 한 달 간 6명의 다이어터들이 3명의 투자자(?)들과 함께 견제와 응원 속에 열심히 식단과 운동을 했는데요. 그 결과는 과연...?
4명 성공 / 2명 실패
(대표님 두 분의 캄보디아 출장으로… 실패 2명이 누구인지는 각자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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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체중 감량이 조금 느렸을 뿐이라고 봅니다(?)💪
더 중요한 건 당장의 성패 보단 끈기있게 목표를 달성하는 태도죠! 팀 원더스의 다이어트는 이대로 끝이 아닌데요. 급찐급빠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4월, 5월에도 다이어트는 계속됩니다.(아마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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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 놓치지 않을 거예요.
4월 1일, 옐로펀트커피의 마스코트 옐로가 벌크업을 다짐하며 닭가슴살 런칭을 알렸는데요, 감사하게도 적지 않은 분들이 속아주셨습니다🤭 사실은 옐로펀트 커피의 대용량(벌크) 신제품들의 런칭 소식을 알리기 위해 준비한 만우절 장난이었어요!
벌크 패키지를 어떻게 소개하면 좋을까 고민하던 찰나, 한국에서 파견을 준비 중이던 해외봉사단원 지니(전직 홍보업계 무려 7년 경력)의 한 마디, ‘벌크 팩이요? 옐로가 벌크업 해보는 건 어때요?’에서 유레카!를 외쳤습니다. 바로 아이디어가 쏟아졌고 디자인까지 순식간에 마무리, 업로드 직전까지 '다들 속아주실까?' 두근거렸던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 손발이 착착 맞는 순간을 위해 우리가 그동안 천천히 합을 맞춰왔구나 싶었어요.
장난도 진심이면 예술이 된다더니, 올 해 우리 좀 괜찮았나요? 다음 만우절도 기대해주세요. 상상 그 이상의 무언가를 가지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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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벌크업 패키지, 일단 한 번 잡숴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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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스토리
원더스의 본캐, 사회적연대경제 전문NGO 원더스 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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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라오스 청년들과 함께, 2025 IYA 프로젝트 출발!
올해도 라오스에서 IYA(Incubating Young Agripreneurs, 청년 농업기업가 육성 프로젝트)가 힘차게 출발했습니다!
루왁커피 농장부터, 계절 따라 작물을 바꾸는 스마트팜까지. 우리 예비 창업가들은 낯설고 신기한 현장을 직접 경험하고 돌아왔어요. 이번 스터디투어를 시작으로 시장조사부터 시제품 제작까지, 창업의 여정이 펼쳐집니다.
가능성을 향해 달려가는 라오스 청년들을 함께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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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늦게 피는 새싹이 아름답다
올해 처음으로 우리 커피 마을 목밧에서 커피 씨앗을 직접 발아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는데요. 고산 지대 기온이 낮아 씨앗이 제대로 발아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습니다.
과연 지난 해 12월부터 차가운 바람을 견디며 땅 속에 잠들어 있던 커피 씨앗들은 무사히 깨어났을까요? 지금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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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엄마의 마음은 엄마가 가장 잘 아니까요
3월 8일 국제 여성의날을 기념하여 사회적 협동조합 ‘맘스런’과 무려 180만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국내 맘카페 14곳의 엄마들이 라오스 카이펜(민물김) 여성 생산자들을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했어요.
한국 엄마들이 라오스 엄마들을 위해 남긴 응원의 메시지, 보러가시죠!
📖 소식 더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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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똘리, 뿌영 작가님과 함께 하는 공동 캠페인! (절찬 진행중🏃)
카이펜 생산자 어머님들의 이야기가 두 인스타툰 작가님의 손끝에서 정성스럽고 재미있게 피어났습니다!
5월 4일까지 뿌영 작가님과 원더스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이벤트가 진행되는데요. 해피빈 모금함에 콩 기부 또는 후원하고 댓글 남기면 추첨을 통해 드립백 또는 라오스 핸드메이드 파우치를 드려요! (커피는 말해 뭐해, 파우치도 정말 탐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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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한국 사무소 채용] 당신의 인생에 원더스를 채용하세요!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관리하고 운영할 본부 매니저를 모집 중입니다. 현장 가까이에서 함께 배우고 성장하고 싶은 분이라면 지금, 지원하세요!
📖 지원하러 가기
(🤫구독자분들께만 몰래 알려드리는 비밀)
곧 해외 파견직 모집도 열릴 예정입니다. 상시 인재풀 등록도 가능하니, 원더스에 빠져들기 시작했다면 이미 당신은 지원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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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이자 첫 번째 일기, [시작은 언제나 어렵다]에 따뜻한 감상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첫 뉴스레터였음에도 많은 분들이 공감과 응원을 전해주셨어요.
하나하나 읽으며 이런 상상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이 뉴스레터가 쌓이면, 서로의 이야기가 오가는 교환일기처럼 될 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 언젠가 문득, 오래된 뉴스레터를 다시 펼쳐보며 웃고, 고개를 끄덕이게 될 그런 순간을 꿈꿔봅니다.
앞으로도 마음 가는 대로, 일기 쓰듯 편하게 감상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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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에씨 님
일기들 읽는데 왜 울컥하고 왜 공감되는 거죠 🥺 !! 정말 오랜만에 공감되고 재밌는 뉴스레터였습니다. 원더스 경운기 늘 응원하겠습니다 ! 쑤쑤 !
P.S. 오늘의 다짐 그냥 해 ! 시작해 ! 느리지만 분명하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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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띠은 님
글을 너무 잘쓰시네요 다들! 개발협력 업계에서 일하고있는 4년차 직장인이에요, 현재 캄보디아에 파견나와 일하고 있는데 맨날 피곤하고 해외에 있고 이런저런 핑계로 미루는 일 투성이인데, 오늘 내려놨던걸 다시 시작해보려 합니다. 일기도 한참 밀렸는데, 일기부터 다시 시작해봐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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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 님
뵈뵈 모모 비니의 시작이 어렵다는 말과 경험 그리고 느낌이 정말 공감 됐고 새로운 시작을 해보려는 저에게 좋은 도전과 힘이 된 거 같습니다😁 원더스 팬으로서 앞으로도 나올 소식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겠습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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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읽고 ‘나도 그랬지…’ 하고 고개 끄덕이셨다면, 경운기에 탑승해보시는 건 어때요? 마음 속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마음을 담아 이 편지를 전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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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경운기는 사단법인 원더스 인터내셔널에서 운영합니다. 원더스는 비즈니스를 통해 저개발국 주민들의 지속 가능한 자립을 지원하는 사회적연대경제 전문 NGO로, 지역사회 주민들의 자립을 위한 경이로운 도전을 함께 합니다.
남다른 변화를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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